- WI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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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정 / 숨겨진 이면
자연물의 형태를 입체적으로 표현한 금속 브로치이자 오브제입니다.
외형상 자유롭고 불규칙적으로 보이는 자연물의 구조적 세부 메커니즘은 사실 정교한 규칙성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그것은 자유로움 속에 숨겨진 질서와도 같습니다. 자연을 주제로, 자연물의
형태를 입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롤 프린팅을 통해 자연의 질감을 낸 후 입체적으로 성형하기 위해
체이싱, 각 접기, 해머링, 땜 등의 금속 공예 기법을 사용하였습니다. 일반적인 시각에서 벗어난
공예가만의 시각으로 물성, 기법 혹은 조형적 표현, 보여주는 방식 등을 새롭게 해석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러한 공예가의 노력이 공예의 발전적인 미래를 만들어 간다고 생각합니다.
LEXUS CREATIVE MASTERS
AWARD 2023
수상 결과
- WINNER
- 신혜정
- FINALIST
- 김하얀 / 사이토 유나 / 이시원 / 황정화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파이널리스트 1-4는 심사 결과가 아닌, 작가의 이름순입니다.
LEXUS CREATIVE MASTERS
AWARD 2023
최종 선정작
렉서스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즈 어워드
2023은 ‘THE NEXT : 공예의 내일’이라는 주제로
작품에 담긴 주제 메시지, 크래프트맨쉽 가치가 반영된 작업과정, 실용성과 완성도를 갖춘 디자인,
작품의 참신성과 심미성에 대한 4가지 기준으로 최종 우승작을 선정하였습니다.
심사위원 평가
- 구병준
- 우연한 만남과 새로운 발견에서 자연의 규칙과 불규칙을 관찰하는 신혜정 작가의 방법론적인 접근법은 발견을 넘어 숨어진 창작의 기초를 만들어 냈습니다. 무심코 흘려버리는 우리의 환경과 그 속에 숨은 자연의 디테일은 작가의 작업세계에 고스란히 담아 놓은 표본이자 대자연에게 전해주는 우리의 메시지입니다. 이처럼 공예의 내일은 항상 변해가는 것 속에서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관심 있게 바라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 김재원
- 공예에 있어서 기술성과 예술성이 표현된 완성도 높은 작품은 그 자체로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하지만 그 과정을 거치는 동안의 공예가의 태도는 이번 주제에서 가장 주목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독자적 작품세계가 있음에도, 그것에 고착되기보다는 새로운 도전, 진중하지만 유연한 태도를 가지고 있으며, 그 모습이 마치 자연에서 발견한 주제들을 금속과 손, 감각이라는 언어로 시를 쓰고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의 작품을 통해 시적인 아름다움과 구도자의 자세에 모두들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 정성갑
- 공예의 가치와 매력은 ‘아름다운 실용성’에 있습니다. 실용에만 머문다면 ‘일상의 예술’이란 타이틀을 얻지 못했겠지요. 신혜정 작가의 브로치는 액세서리나 포인트를 넘어 옷 위에 머무는 오브제이자 아트라고 해도 될 만큼 존재감이 대단했습니다. 은의 화사한 색감을 부각하기 위해 적용한 ‘순은 올리기’ 같은 기법은 그 자체로 손의 노동이자 감각, 기술이자 개성이었습니다. 칸 영화제나 베니스 영화제에 참석하는 한국 배우들이 착용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어 보였습니다. 이 정도의 완성도와 미감이라면 100년 후에도 세련되어 보일 거란 확신이 듭니다.
- 최주연
- 장신구의 뒷면이 사용자만 볼 수 있는 혹은 사용하지 않고 두었을 때 소홀해질 수 있는 순간이지만 그 숨은 작은 부분에 담긴 작가의 배려는 마음을 움직이게 합니다. 또한 자연이 흔한 소재이지만 단 하나의 같은 모양이 없듯이 매일의 드로잉과 새로운 패턴의 탐구는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과거 수많은 훈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도전 과제가 있다는 것은 작가의 생명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 FINALIS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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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얀 / Linien paperweight
전통 공예 기법인 조각 방식(중요 무형문화재 35호)으로 제작한 금속 문진 오브제입니다.
자, 문진, 인센스 스틱 홀더, 촛대 등이 시리즈로 제작되었고 선으로 출발해 면을
채워 현대적인 패턴을 담고 있는 사물들이며 금속제 그릇이나 기물의 표면을
쪼아 장식하는 금속 세공 기법으로정과 망치를 이용하여 금속을 파내고
다른 물성의 금속선을 사이에 감입하여 금속공예의 전통적인 조각 기법의
공정은 유지하되 현대의 장식성을 연구하며 아름다운 현시대의 가치를 담는
작업으로 표면을 장식하여 제작하였습니다.
심사위원 평가
- 구병준
- 작은 문양이나 하나의 선을 표현하기 위한 전통기법 중 하나인 조이질은 금속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임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1mm도 되지 않는 작은 선을 선조 법이라는 새김질을 통해 조각하는 김하얀 작가는 공산품과의 다른 길을 보여주는 결과물일 것입니다. 가늘고 긴 선으로 시작되어 작가의 현대적인 패턴으로 발전되는 것과 손끝 기술을 활용해 사라져가는 전통의 기법을 계승하는 것이 우리의 밝은 내일을 만들어 주는 길입니다. 작가가 지켜 나가고자 하는 전통의 내일은 작고 소중한 우리의 정신이 될 것입니다.
- 김재원
- 조이질이라는 금속공예의 전통적인 기법을 사용하면서도 모던하게 재해석한 조형표현 작업을 보여주었습니다. 망치와 정을 이용해 조이질을 하는 작업과정을 작가는 스스로를 수련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는 작가의 말이 인상적이려니와, 일상 속에서 늘 가까이 두고 사용할 수 있는 감각적으로 재해석된 오브제를 보여주었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공예를 가까이하고, 공예의 내일이라고 생각한다는 작가의 주제 해석에도 공감했습니다.
- 정성갑
- 과자 짱구라고 있지요. 그만큼 작은 금속 몸통을 들여다보면 정과 망치로 금속을 파내고 금속면 사이에 정교하게 감입한 은선이 보입니다. 그 무늬는 직선이기도, 곡선이기도 했는데 그 작업을 일일이 손으로 했다고 생각하면 '대단하다'라고 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부단한 노동으로 만든 무늬는 그래픽 아트처럼 화사했고요. 그 작은 물건을 손에 쥐고 가만 돌리고 있자니 노동의 흔적이 온기로 느껴지고 정교한 아름다움이 기분 좋게 와닿았습니다. 이렇게 손과 눈을 기쁘게 하는 것이야말로 미래에도 변치 않을 공예의 핵심 가치라 여겨집니다.
- 최주연
- 모든 분야에서 기술의 발전을 논하고 있는 시대입니다. ‘어떻게 하면 더 편하게 아름다운 작업을 만들까’에 대한 입장이 아닌, ‘전통의 방식을 어떻게 잘 계승할 것인가’에 대한 수고스러움이 작품에 담겨 있습니다. 설명을 듣지 않았으면 놓칠 수도 있는 전통의 조각 방법과 그 깊이에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조금 더 다양한 형태와 쓰임이 있기를 희망합니다.
- FINALIS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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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토 유나 / Drawing in ceramic, grid
도자 소재와 기법을 활용하여 제작한 액자 형태의 도자 오브제입니다.
인공물에 숨겨진 자연성을 표현하기 위해 타일과 같은 오브제 전면에 격자 무늬를 발수제로 입힌 후
액체 염료를 흡수시켜 자체의 흡수성에 따라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물든 도자기를 재소성하여 제작하였습니다.
도자기가 흡수되는 모습을 보면 인공물인 도자기 안에 수맥이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도자기가 염료를 흡수했듯이 인공물도 자연성을 유지하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인공물과 자연성이 결합되는 작품을 표현하고자 하였습니다.
심사위원 평가
- 구병준
- 도자의 캐스팅 방식을 활용해 보여주는 소재의 탐구는 작가의 심미안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재미의 요소가 아닌 물성의 이해와 물과 흙의 관계성, 흡수와 건조의 순간을 포착해 흙의 깊이감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완성된 결과물은 하나의 평면 회화처럼 작가의 의도가 고스란히 담겨있으며, 인간이 가공한 인공물은 자연의 힘으로 바꾸어 줄 수 있고 작가가 그 부분을 적절히 조절한다는 점이 기억에 남습니다.
- 김재원
- 'Drawing in ceramic, grid'라는 작품의 이름에서도 나타나듯, 한 폭의 회화 같은 작가의 도자 작업에서 보이는 미적 서사는 진한 여운을 가지고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특히 재료에 대한 치밀한 연구를 통해 독특한 작업세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자연의 소재인 흙이 인공물인 도자기가 되는 과정, 다시 우연과 필연으로 설계된 작가만의 과정을 더해 도자기가 스스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한 독창적 결과물들은 특별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 정성갑
- 도자는 흙과 물로 빚고 유약을 바르고 불을 때서 완성합니다. 그 지난한 과정을 거치면 비로소 완성품이 나오지요. 그런데 사이토 유나의 작품은 그 마지막 지점에서 새로 시작합니다. 캐스팅으로 기물을 만들지만 그 아래쪽에 구멍을 뚫어 염료를 채우고 그 액체가 도자 표면에 새긴 격자무늬를 따라 서서히 흡수되고 피어오르며 ‘그림’을 그리게 합니다. 그 과정과 생각의 전복이 파격적이었습니다. 완성품은 도자이자 회화였고 평면이자 입체였으며 공예이자 현대미술이었습니다. 혁신이라고 할 만큼 실험적인 정신이 공예의 내일이란 주제와도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 최주연
- 인공물과 자연물의 연결을 흙과 물 그리고 염료를 통해 물성을 실험적으로 구현해 내는 것이 매우 매력적입니다. 우연성이라는 것이 1차 소성된 도자기의 수분 흡수에 따라 매번 다른 번짐의 효과로 표현됩니다. 이것은 인공물이 그려낸 한 폭의 수채화이자 계절의 변화와 같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이 작품이 아름다운 이유입니다.
- FINALIST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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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원 / gugit
통나무를 수작업으로 일일이 깎아내어 만든 목재 스툴(의자) 작품입니다.
우리는 사는 동안 끊임없이 자리를 찾아 헤맵니다. 그러나 우리가 찾는 자리들은
끝없이 열망하고 노력하고, 움직이지 않으면 그저 주어지거나 변함없이
가질 수 있는 것들이 아니기에, 우리는 불완전함을 느끼곤 합니다. 이 불완전함은
외로움, 불안함, 지침 같은 것들입니다. 'gugit'은 ‘자리’를 의자 형식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이 의자는 연약하게 구겨진 형태로, 나무를 조각하여 제작해 얄팍한
시각적 질감과 단단하고 거친 물성의 질감이 한데 드러납니다.
심사위원 평가
- 구병준
- 작가노트 중 ‘사람과 삶을 사랑하고 이것들을 기록하여 남기는 마음’이라는 글귀를 보았습니다. 우리가 소중하게 바라보는 것의 순간의 형태를 묘사한 작품으로 이시원 작가의 꼼꼼한 마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계의 힘보다는 직접 손으로 제작하는 손기술과 제작 과정을 고민하며 풀어낸 훌륭한 디테일을 지닌 것도 사실이지만 그 무엇보다 생각 속의 이미지를 손끝으로 기록하고 있는 점이 좋은 결과를 가져다준 것이라 생각합니다.
- 김재원
- 자신의 ‘자리’를 찾아 헤매는 인간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구겨진 형태의 의자로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리저리 구겨질 수 있을 것 같아 불안정해 보이는 형태의 나무 의자인데, 실제로 앉았을 때는 오히려 안정감이 느껴지는 역설적인 매력이 흥미로웠습니다. 제멋대로 구겨진 형태를 표현함에 있어 단단한 물성의 나무 덩어리를 오랜 시간을 들여 조각하여 작가만의 세계를 형태로 드러낸 부분에 많은 공감을 하였습니다.
- 정성갑
- 좋은 작품은 손의 감각에서도 나오지만 사유의 힘에서도 발아됩니다. 기능과 기술만 있고 생각이 없는 작품은 매력적이지 않지요. 이시원 작가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자리를 원하고, 그 자리를 찾아 평생을 불완전하게 떠돈다고 생각했고 그 자리를 조금은 편안하게 보듬어줄 의자를 만들었습니다. 손쉽게 기계 가공을 하는 대신 손으로 집성목을 일일이 깎았는데 그 부분에서 잔꾀 부리지 않는 우직함과 진정성이 느껴졌습니다. 이런 마음과 정성이야말로 미래에도 변치 않을 공예의 가치일 것입니다.
- 최주연
- 가벼운 물성, 종이의 구겨짐이 묵직한 나무로 표현이 이동하였고 자동화 기계의 도움이 아닌 손의 조각으로 작품이 만들어졌습니다. 공예와 디자인의 경계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는 요즘 손의 맛은 여전히 중요한 공예의 가치가 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어질 다음의 변주가 궁금해지고 기대를 하게 됩니다.
- FINALIST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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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화 / 토종 볏짚 칠보 항아리
전통 기법을 전수받아 제작한 볏짚으로 만든 항아리 작품입니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자연농법 농장에서 수확한 토종 벼를 탈곡 후 남은 볏짚으로 제작하였습니다.
전통 동구미엮기 방식으로 짚의 줄기와 잎, 이삭이 달리는 속 줄기인 새꽤기 등을 분리하여
서로 다른 질감을 표현하였습니다. 백 년, 천 년 썩지 않고 보존되는 물건의 가치도 훌륭하지만, 어떤 것들은
자연으로 돌아가 새로운 순환의 연결고리 역할을 합니다. 이 방식이 우리가 공예의 내일을 준비하는 자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속 가능한 자원을 활용하고, 과거로부터 이어진 전통 가치를 통해 미래를 위한 삶의 방식을
찾을 수 있다고 작은 지푸라기 항아리는 말합니다.
심사위원 평가
- 구병준
- 토속품 또는 민예 중 하나의 소품으로 인식되는 짚풀 공예의 다른 깊이를 위해 볏짚 소재와 가공법 및 구조를 공부하고 전통의 계승을 위하는 고민이 엿보입니다. 토종 볏짚으로 작업을 하기 위해 모내기부터 추수까지의 과정을 함께하는 작가의 마음과 사라져가는 토종 벼를 위한 노력이 험난한 과정을 거쳐 지속 가능한 자원을 활용한 우리의 전통 가치로 승화되길 기대합니다.
- 김재원
- ‘올해 농사를 망쳤어도 바로 다음 해의 농사를 묵묵히 준비하는 것, 이 마음으로 짚풀 공예의 내일을 준비합니다.’라는 작가의 말과 점차 사라져가는 짚풀 문화에 대한 열정이 이 작은 지푸라기 항아리를 통해 잘 느껴졌습니다. 자연 그대로의 원재료를 다듬는 과정에서부터 작업이 시작되는 작가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기대하게 합니다.
- 정성갑
- 볏짚으로 만드는 짚풀 공예는 관련 역사와 기법, 작품을 쉽게 찾기 힘들 정도로 저변이 빈약한 장르입니다. 그 모호하고 아득한 세계에 직접 뛰어들어 벼를 추수하고, 전통 둥구미 엮기 방식을 적용하고, 박물관장을 찾아가 일일이 기법을 배운 노력의 마디마디가 감동이었습니다. 이런 작가가 없다면 토종 볏짚 항아리는 그 역사가 돌연 끊기겠지요. 비단 공예뿐 아니라 한국 문화를 위해서라도 꼭 존재해야 할 작가라고 느꼈습니다.
- 최주연
- 흔한 볏짚이라는 재료가 망태기가 되고 생활의 쓰임이 있는 물건이었는데 그것이 소홀해지고 사라지며 젊은 짚풀 공예인이 귀해지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지속 가능한 재료의 재 발견 그리고 그 계승에 대한 의지를 밝힌 작업에 미래의 비전이 보입니다. 동시대의 고민을 담은 토종 볏짚 항아리 하나가 공예에 대한 거대 담론 보다 더 의미 있는 질문으로 다가오며 작품이 지속적으로 활발히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통합 심사평
과정이자 결과일 것입니다. 매일 다르게 변화하는 생활 속에서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우리 스스로
돌이켜보고 내일을 위한 공예의 가치를 고민할 때입니다.
자연과 인간, 그리고 환경을 위한, 우리의 내일에 대한 도전은 값진 결과물로 받아들여질 것입니다.
새로운 것의 탄생이 아닌, 과거의 정제된 고민과 창작의 고통 속에 정리된 수상작들은 작지만
큰 영감으로 우리 일상의 삶에 녹아들어 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많은 작가들이 이번 공모 주제인 ‘공예의 내일’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보여주었고, 어제와 오늘이 있어야
내일이 있듯이, 오늘도 묵묵히 본인의 일을 하는 공예가들의 모습을 본 것 같아 공예의 내일이 더 기대가 됩니다.
이번 심사에서는 공예의 내일에 대한 작가만의 차별화된 생각과 언어가 나타나 있는가,
또한 시대성과 지속성 등을 표현하며 공예의 가치를 작품에 담아내고 있는가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좋은 생각과 감각을 지닌 공예가들이 소개되고, 내일의 공예에 대한 기대를 함께 할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공예와 디자인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지만 공예와 디자인은 엄연히 다른 장르이기도 하지요.
손과 마음으로 구현한 ‘예술적’ 생활 감각과 기법이 공예를 공예답게 하는 요소일 테고 공예와 디자인의
애매한 경계에 있는 작품보다는 확실히 공예의 쪽에 서 있는 작품을 중요한 심사의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이번 공모전의 주제가 공예의 내일이었던 만큼 10년 후에도, 30년 후에도 그 가치와 아름다움, 그리고
쓸모가 변치 않을 작품에 높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내일이 반복되며 그 꾸준함 속에 단단한 보석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시간의 궤적이
만들어내는 과정의 결과물은 단순히 기능적 쓸모와 시각적 미감을 넘어 다음을 하기 위한 작품의 의지와
의미가 담겨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소해서 지나칠 수 있는 주변 일상의 관심과 관찰, 또 그것이
손의 연마로 이어지는 수없이 반복되는 과정을 쌓아가고 있는 공예인들의 노고를 응원합니다.